24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위기가 독일에도 상륙하며 독일 최대 은행 도이치은행의 주가가 8% 이상 폭락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스위스로 번진 뒤 독일까지 상륙한 것이다.
◇ CDS 급등, 주가 8% 폭락 : 이날 도이치 은행의 주가가 폭락한 것은 신용디폴트스왑(CDS) 가격이 5년래 최고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대출이나 채권 투자에도 파산, 지급불이행 등 위험이 존재한다. CDS는 이러한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을 일컫는다
도이치은행의 CDS는 불과 이틀 전 1.42%에서 2.20%로 급등했다. 이는 2018년 이후 최고치다. CDS가 치솟자 독일증시에서 도이치은행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8.53% 폭락한 8.54유로를 기록했다.
이로써 도이치은행의 주가는 이번 달 들어 20% 급락해 5개월래 최저를 기록했다. 최근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이 은행의 시총은 불과 일주일 사이에 30억 유로(약 4조원)나 증발했다.
◇ 유럽증시 일제히 1% 이상 급락 : 도이치은행의 주가가 급락하자 유럽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유럽증시는 독일의 닥스가 1.66%, 영국의 FTSE가 1.26%, 프랑스의 까그가 1.74% 각각 급락했다. 이로써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은 1.37% 하락했다.
도이치은행의 주가가 폭락하자 경쟁사인 UBS, 소시에테 제너럴, 바클레이스, BNP파리바의 주가도 모두 급락했다. 이에 따라 유럽 은행지수는 3.8% 급락했다.
미국 퍼미안 분지의 원유시추설비.©로이터=News1 |
◇ 유가도 하락 : 글로벌 금융위기가 독일까지 번지자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의 경우,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WTI 선물은 1% 하락한 배럴당 69.2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도 1.2% 하락한 배럴당 74.99 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 “도이치은행 위기는 제한적일 것” : 그러나 도이치은행이 우량은행이기 때문에 위기는 제한 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도이치은행은 최근 사실상 파산한 스위스의 크레디트 스위스(CS)와 다르게 매우 건전한 은행이라며 위기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경제전문매체 CNBC가 이날 보도했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크레디트 스위스 본사 건물. 은행 로고가 뚜렸하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
도이치은행은 최근 수십억 유로의 구조 조정을 거쳤다. 이에 따라 최근 10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으며, 2022년 연간 순익이 전년 대비 159% 증가한 50억 유로(약 7조원)를 기록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10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강력한 자본력과 지불 능력을 자랑하는 도이치은행이 흔들리는 것은 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이치은행은 매우 건전한 은행”이라며 위기 확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실제 유럽증시는 모두 급락했지만 미국증시는 소폭이지만 일제히 상승해 도이치은행발 충격이 심각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건전한 은행도 한순간에 훅 갈 정도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염성은 매우 강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자본시장은 다음은 어느 은행으로 위기가 전염될 것이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