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을 당장 중단할 가능성을 블룸버그가 언급했다. 통화공급이 최소 1960년 이후 처음으로 위축돼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더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24일(현지시간) 오피니언을 통해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에서든지 화폐현상”이라는 노벨경제학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의 말을 믿는다면 연준이 지금 당장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이 느리게 내려 오는 사이 통화공급 증세는 가파르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가 취합한 연준 통계에 따르면 전년비 화폐공급은 최소 1960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세가 위축됐다.
주화, 유통통화, 요구불 예금에 저축성 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까지 포함한 광의통화(M2)는 3월 고점 13조8000억달러에서 12월 12조6000억달러로 9.8% 감소했다. 다시 말해서 화폐 공급이 위축되고 있다는 얘기다.
연준이 1980년대 이후 가장 강력하게 금리를 올리면서 화폐공급과 쌓였던 과잉예금을 줄였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자동차 대출부터 신용카드까지 높아진 이자를 내는 데에 예금을 지출한 것이다.
가장 극명한 실례가 부동산이다. 지난달 주택 매매의 30%가 현금으로 지불됐는데 현금비중은 8년 만에 최고에 달했다. 또 가처분 소득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 7%가 넘었지만 지난 10월 2.2%로 떨어져 2005년 이후 최저로 내려왔다.
탄탄한 고용 속에서 소비지출도 줄고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며 미 경제가 침체를 피하며 연착륙(soft-landing)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최근 지표들은 경제가 연준의 미세 조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다음주 연준의 통화정책결정기구(FOMC)가 금리인상을 중단할 여력이 생길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제약적일 필요가 있는지 불분명하다”며 “단순히 제약적 추세를 지지할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 당장 금리인상의 중단을 의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