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당뇨병과 함께 한국인에게 흔한 3대 만성질환 중 하나인 ‘고혈압’은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합병증이 생기기 전까지 증상이 없는 만큼 평소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 이에 올바른 혈압 측정법과 생활요법 등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황인창 교수와 알아보도록 한다.
◇ 혈압 140/90mmHg 이상이면 ‘고혈압’…합병증 발생하면 ‘위험’
혈압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전신을 돌아 다시 심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혈액의 압력으로, 심장에서 혈액을 내보낼 때의 혈압을 ‘수축기 혈압(최고)’,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일 때의 혈압을 ‘이완기 혈압(최저)’라고 한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급격하게 혈압이 상승할 경우 메스꺼움, 두통,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나 응급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합병증이 생기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합병증이 발생한 뒤에는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혈압을 조절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에도 심혈관계 합병증이 더욱 심각해지는 경우도 많다.
혈압 상승의 영향은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기 때문에 불편감이나 합병증이 당장 드러나지 않더라도 10년 혹은 20년 뒤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 고혈압 환자 95% ‘원인 미상’…생활습관 바꾸는 게 중요
고혈압은 원인 질환의 유무에 따라 크게 일차성(본태성), 이차성(속발성)으로 나뉜다.
환자의 95%는 명확하게 원인을 밝힐 수 없는 일차성 고혈압이므로 고혈압의 위험인자들을 알아두고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의 위험인자로는 나이, 가족력, 음주, 흡연, 운동부족, 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스트레스 등 환경적, 심리적 요인 등이 있다.
이차성 고혈압은 신장·부신 질환같이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를 말하며, 대부분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혈압도 조절되는 경향이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
◇ 유용한 ‘가정 혈압’, 올바른 측정법은?
집에서 스스로 측정한 혈압, 즉 ‘가정혈압’은 치료 방향을 결정하거나 예후를 예측하는데 매우 유용하며, 고혈압의 다양한 모습을 파악하는 데 특히 도움이 된다.
의사 혹은 간호사가 혈압을 측정할 때는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 불안감으로 인해 실제 혈압보다 높게 측정되는 ‘백의 효과(White Coat Effect)’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백의효과를 배제할 수 있는 가정혈압은 고혈압 환자 대부분에게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조용한 장소에서 의자에 등을 기대앉아 5분간 안정을 취한 뒤, 혈압계의 커프를 심장 높이에 맞추고 다리를 꼬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검증된 혈압계를 사용하며, 측정 전 30분 이내에 흡연, 카페인 섭취, 운동을 피해야 하고, 측정 중 움직이거나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복잡하고 번거로운 주의사항이 있는 이유는 모든 항목이 혈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자세로 인해 2~10mmHg, 흡연에 의해 5~20mmHg, 커프와 심장의 높이가 다를 경우에는 많게는 40mmHg 정도 혈압이 높게 측정될 수 있다.
통증이나 심리적 스트레스도 혈압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키는 흔한 원인이다. 실제보다 높게 측정된 혈압을 기준으로 혈압약을 증량하면, 혈압 저하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측정방법을 숙지해서 가정혈압을 잘 측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고혈압 환자가 지켜야 할 생활요법 6가지
고혈압 관리에서 건강한 식사 습관, 운동, 금연, 절주 등과 같은 비약물치료와 생활요법은 혈압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뚜렷하기 때문에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중요하다.
고혈압은 흔한 질환이라 가볍게 생각하게 쉽지만, 주된 원인이나 양상, 동반질환과 치료법이 다양하다. 치료를 미루거나,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고혈압을 관리하게 되면 장기간에 걸쳐 심혈관계 손상이 누적되고 합병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의해 관리해야 한다.
다음은 고혈압 환자의 생활요법이다.
1) 싱겁게 먹기
2) 체중 감량하기
3)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기
4) 운동하기
5) 금연하기
6) 절주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