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전쟁을 동결하는 것이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종전 방안을 논의한 당일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발언은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를 되찾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영토 문제의 최종 해결보다 즉각적인 휴전을 우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단 현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한 뒤 러시아 점령지의 법적 지위 등 영토 문제는 추후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인터뷰에서 기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쟁이 어떻게 시작됐든 우크라이나 영토의 75% 이상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전선(동결)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방식의 평화협정이 러시아의 공격을 멈출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지금은 전쟁을 동결해야 한다”며 “이것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이를 휴전이라고 부르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표현한 것처럼 ‘살상 중단’이라고도 부른다”며 “전쟁을 동결하고 멈추는 것이 현재 우리가 러시아에 요구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동결되면 평화와 안보를 보장받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동맹국들에 안보 보장을 요청할 것이라고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4년 넘게 전쟁을 치르고 있다. 내달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성과를 얻기 위해 최근 우크라이나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 중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위트코프 특사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콘스탄티놉스키 궁전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전 종식 방안을 논의한 가운데 나왔다.
위트코프 특사는 하루 전인 20일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하고 러시아 측에 제시할 평화협상안을 협의했다.
위트코프 특사의 방러 이후 러시아 크렘린궁은 오는 11월 중순 미국·우크라이나와 3자 종전 실무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점령한 영토 귀속 문제는 그동안 종전 협상의 최대 쟁점이 돼 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등의 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약 80%, 루한스크주의 약 99%, 남부 자포리자주의 약 75%, 헤르손주의 약 72%를 점령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9월 이들 4개 주의 자국 병합을 일방적으로 선언했지만, 현재까지 어느 지역도 완전히 통제하지는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이들 4개 주에서 완강한 저항을 이어가는 가운데 러시아는 종전 조건의 하나로 도네츠크주 내 미점령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자진 철수하고 도네츠크주 전체를 러시아에 양도할 것을 줄곧 요구하고 있다. 또 2014년 주민투표를 통해 병합한 크림반도와 2022년 병합을 선언한 4개 주를 러시아 영토로 공식 인정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점령지의 법적 양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현 전선을 기준으로 한 휴전안이 실제 종전 합의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