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 46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약 19년간 추적 조사한 대규모 연구에서 초가공식품 섭취량과 대장암 발생 사이에 전반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초가공식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논쟁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식품의 가공 정도만으로 암 발생 위험을 판단하기보다는 어떤 종류의 식품을 섭취하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46만 명 추적 조사…대장암 1만75건 발생
국제 의학 학술지 ‘플로스 메디신’에 10월 15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미국의 50~71세 성인 46만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대장암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을 추적 관찰한 기간의 중앙값은 약 19년이었으며, 이 기간에 총 1만75건의 대장암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집단과 가장 적게 섭취한 집단의 대장암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두 집단 사이에서 대장암 발생률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경향은 결장암과 직장암을 각각 분석했을 때도 비슷하게 확인됐다.
가공육은 위험 증가…통곡물·유제품은 감소와 연관
다만 초가공식품 전체를 하나의 범주로 분석한 결과와 개별 식품을 분석한 결과에는 차이가 있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가공육 섭취는 대장암 발생률 증가와 연관된 반면, 통곡물과 유제품 섭취는 발생률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가공식품이라는 분류에 포함된 식품들이 영양학적으로 동일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초가공식품에는 영양 성분과 식품 특성이 서로 다른 다양한 제품이 포함돼 있어 단순히 가공 수준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암 발생 위험을 동일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식품의 가공 여부뿐 아니라 영양 구성과 개별 식품의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가공식품이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해석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참가자들이 조사 시작 시점에 보고한 식습관을 바탕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장기간 추적 관찰하는 동안 식단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관찰연구라는 특성상 특정 식품이 암을 직접 유발하거나 예방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대장암과의 전반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서 초가공식품이 모든 건강 문제와 무관하거나 제한 없이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식품 가공 정도보다 전체 식단의 질 중요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초가공식품이라는 포괄적인 분류에만 의존하기보다 개별 식품과 전체적인 식단의 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같은 초가공식품 범주에 속하더라도 영양 성분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대장암 예방을 위한 식습관을 평가할 때 단순한 가공식품 섭취량뿐 아니라 가공육, 통곡물, 유제품 등 구체적인 식품의 섭취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