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학생들이 한 학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학습량을 손해 봤으며, 2년이 지나도록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발표된 네이처 인간 행동 저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가난할수록 더 느려진 배움
총 15개 국가의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된 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도상국과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습 지연·후퇴가 가장 심각했다.
브라질, 멕시코, 남아프리카 등 중간 소득 국가에서는 학습 지연이 더 두드러진 반면 스웨덴, 덴마크는 팬데믹 시국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나아가 국가·부모의 소득 차이를 떠나 시끄러운 공부 환경, 학습 장비, 인터넷 연결 상태 등 환경적 요인도 학습 격차를 벌린 것으로 드러났다.
과목으로 따지면 독해보다는 수학에서 학습 지연이 부각됐다. 미국 공립 초등학교·중학교 학생은 6개월분의 수학 학습량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으며, 2022년 표준 수학 시험 점수에서 역대 30년 동안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교육 격차, 노동·고용 격차로 이어질까
연구진들은 팬데믹으로 악화한 교육 격차가 고등 교육, 노동력 격차까지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연구 공동 저자인 바스티안 베토저 옥스퍼드대학 사회학 교수는 “학교에 다니며 팬데믹을 경험한 세대에게 실질적 문제가 될 것”이라며 “손실된 학습량을 보충하지 못하면 노동시장에서의 성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팬데믹 기간 학교생활을 한 아이들이 이 학습 지연 손실을 보충하지 못할 경우 평생 7만 달러(약 8628만 원)에 이르는 소득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팬데믹 기간에 학교생활을 한 학생들이 그 이전에 학교생활을 한 학생들에 비해 약 10%가량 수입이 적은 것으로 보고됐다. 2100년까지 예상되는 손해는 무려 28조 달러(약 3경4445조)에 육박한다.
토머스 케인 하버드대 교육정책연구센터 교수는 “즉각적이고 공격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면 학습 지연이 팬데믹의 가장 불평등하고 영속적인 유산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연구가는 학습 지연 손실을 복구하는 데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팬데믹은 학습 능력과 더불어 사회화 능력도 같이 떨어뜨렸다.
데이먼 코브 발달·행동 소아과 의사는 “많은 아이들이 빠른 교실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사회화 기술을 다시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등교가 재개된 후 불안장애를 겪는 학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