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방을 “실존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최근 채택한 새로운 외교 정책 전략에 이 같은 표현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42쪽 분량의 이 문서에는 러시아의 외교적 관점, 특히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는 서방과의 관계 변화를 구체적으로 명시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비우호적인 (서방) 국가들의 행동이 우리나라의 안보와 발전에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반러시아 감정을 유발하는 원동력은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뒤로 세계 정세에 “혁명적인 변화”가 발생했다면서 이를 러시아의 주요 외교 정책 문서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TV에 방영된 안보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인 대응해 대칭적이거나 비대칭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할 새로운 개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은)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러시아를 약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새 외교 정책 전략 문서는 러시아 외교관들을 위한 사실상의 지침서로 활용된다. 이 문서는 미국을 국제 사회의 안정에 대한 주요 위협이자 ‘반러시아 노선’의 주동자로 지목한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평화로운 공존”과 “이익의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 보고서는 또 러시아가 지난 2월 미국과의 ‘뉴스타트'(신전략핵무기감축조약)을 일방적으로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핵 능력과 관련해 “전략적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