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미국과의 전쟁으로 이슬람 신정 정권이 더욱 공고해지면서 종전 이후 내부 탄압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공포감이 감돌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4일(현지시간) 이란 내부 소식통 취재를 통해 개혁을 원하는 이란인들 사이 정권이 약해지기는커녕 더욱 강경해져서 복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고 보도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 사는 젊은 부부 사나(이하 모두 가명)와 디아코는 전쟁이 길어지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등 고위 인사 제거가 정권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사나는 “나라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이란 정권을 수호하는 최정예 부대)에 넘어갔다. 엉망진창”이라며 “내가 상상하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것이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이란 거리 곳곳과 TV 화면은 미국·이스라엘에 암살당한 이란 지도부와 모즈타바 하메네이 새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채우고 있다. 정권 지지자들은 공개적인 연대 시위를 열지만 반정부 시위는 여전히 엄격히 금지됐다.
IRGC는 모즈타바가 부상설 속 두문불출하는 가운데 강력한 대미 항전을 지휘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IRGC가 사실상 현재 이란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BBC방송은 이란 내 반정부 활동가와 인권 변호사, 독립 언론인들 사이 전쟁이 끝나면 정권이 내부 탄압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이란 내 정치범들을 돕는 변호사 수잔은 “종전 이후 정권은 전쟁에서 쌓인 분노를 수감자들에게 분출할 것”이라며 “우리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 단체 ‘인권활동가통신'(HRANA)은 지난 1월 이란 대규모 반정부 시위 때만 5만3000명이 체포됐고, 2월 전쟁 발발 이후 수천 명이 추가로 구금됐다고 추산했다.
이란 정권은 개전 이후 두 달여 만에 정치범 21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 단기간에 이 정도 규모의 인원이 처형된 것은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사형수들의 혐의는 반정부 시위 연계 또는 관련 단체 가입, 간첩 활동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