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공항’이 숨기고 있는 비범한 이야기, 사바나 힐튼헤드 국제공항의 활주로 묘지.
jalopnik-조지아주 사바나/힐튼헤드 국제공항의 활주로에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현역 공항 활주로 아래 묘지가 존재한다. 실제로 활주로 위를 걷다 보면 깨끗한 아스팔트 사이로 직사각형 모양의 묘비 두 개가 눈에 띈다. 이곳은 리처드 도슨(Richard Dotson)과 캐서린 도슨(Catherine Dotson) 부부, 그리고 그들의 친인척 다니엘 휴스턴(Daniel Hueston), 존 도슨(John Dotson)이 잠든 장소다.
묘지 아래에 활주로가 건설된 사연은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연방 정부는 지역 내 군사시설 확장을 위해 도슨 가문의 사유지를 수용했고, 이후 해당 부지를 관통하는 활주로가 건설됐다. 당시 묘지에는 도슨 가문 일가와 그들의 노예 등 약 100여 명이 안장되어 있었으며, 대부분은 인근 보나벤처 묘지(Bonaventure Cemetery)로 이장됐다.
하지만 도슨 부부와 그들의 가족 두 명의 유해는 이장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남겨졌다. 공항 측은 유해를 훼손하지 않고 위에 활주로를 조성했고, 지금도 해당 묘역에는 두 개의 금속 명판이 활주로 위에 붙어 이곳이 묘지임을 알리고 있다. 비석이 세워지지 않은 이유는 명백하다. 활주로 위에 비석이 있다면 착륙하는 항공기에게는 큰 위험이 되기 때문이다.
이색적인 사연만큼이나 활주로를 오가는 파일럿들 사이에선 ‘유령 목격담’이 전해진다. 일부 조종사들은 새벽 무렵 활주로 위를 걷는 실루엣을 봤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괴담으로 남아 있다.
공항 활주로 아래 묻힌 도슨 가족의 사연은 어쩌면 왕이 주차장에서 발굴되거나, 유해가 크루즈선 음료 냉장고에서 발견되는 세상에서 비교적 품위 있는 마지막 안식처일지도 모른다.
묘지가 활주로 아래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데, 이곳이 여전히 수많은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국제공항이라는 점은 이 사연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