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유력한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일부 흑인이 노예 제도로 혜택을 받았다는 실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플로리다주 중학교 교육 과정에서 ‘노예들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내용을 다루도록 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아마도 기술을 활용해 (노예들이) 훗날 대장장이가 됐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어 “그것(교육 과정)에 질문이 있으면 교육부에 문의하라”며 “이는 정치적으로 행해진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플로리다주 교육위원회는 일부 미 흑인들이 노예 제도로 혜택을 입었다는 내용을 가르치도록 하는 교육 지침을 의결했다. 해당 수업은 사회과 커리큘럼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 섹션에 속하며, 주 기준에 따라 6~8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이 수업 과정에서는 노예 제도의 ‘개인적 이익’으로 농업 작업, 가사 서비스, 대장장이, 재단 등을 언급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노예 제도를 옹호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발언도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읽혀 정치권의 분노를 사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이 수업 계획은 학생들을 가스라이팅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고, 민주당 소속 펜트리스 드리스켈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최근 발언은 흑인 역사에 대한 공격의 연속”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거 캠프를 이끄는 세드릭 리치먼드는 성명을 통해 “(디샌티스 주지사의 발언은) 대선에 출마하는 공화당 후보들을 감염시킨 극단주의의 증상”이라며 “노예 제도에 대한 논쟁은 불필요하다. 노예제는 완전히 사악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국제대학교 명예교수이자 ‘플로리다의 역사 : 검은 눈을 통해’의 저자인 마빈 던은 “노예 제도하에서 얻은 기술로 목수가 되거나 대장장이가 되거나 하녀가 된 것은 그들이 결정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결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