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 시장 둔화세가 마침내 신축주택으로까지 확산됐다.
고금리 속에 기존주택 매물이 계속 위축되면서 기존주택 가격 상승세도 지속됐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보다 더 오래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가운데 주택시장이 이중 펀치를 맞았다.
신축주택 판매, 감소세 반전
CNBC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발표에서 미국의 신축주택 거래마저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다.
8월 신축주택 판매는 전월비 8.7% 감소해 계절조정치를 감안한 연율기준 주택 거래 규모가 67만5000채에 머물렀다.
주택거래 물량은 3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8월에 비해서는 아직 5.8%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무부의 신축주택 거래 통계는 8월 계약 건수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8월 주택담보다대출(모기지) 금리가 큰 폭으로 뛴 것이 신축주택 판매에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가장 일반적인 모기지인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7월말 7.04%이던 것이 모기지 뉴스 데일리(MND) 집계로 8월22일 7.48%로 뛰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모진 패티슨은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주택구입 여력이 위축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신축주택 판매 회복은 어렵게 됐다면서 연말에는 연율기준 60만채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비관했다.
신축주택 가격은 수요 둔화 속에 하락했다.
중앙값이 1년 전보다 2% 하락한 43만300달러를 기록했다.
기존주택 가격은 상승
반면 기존 주택 가격은 매물 부족 속에 상승세를 지속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시장에서 가장 신뢰성 있는 통계로 간주하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가 7월 전년동월비 0.1% 상승했다. 미 20개 대도시 지역 집 값이 1년 사이 0.1% 올랐다는 뜻이다.
다만 시장 예상보다는 상승세가 미약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0.3% 상승률을 전망했다.
전국단위 집값은 더 큰 폭으로 올랐다. 1년 전보다 1% 상승했다.
6월 보합세 뒤 다시 상승 흐름으로 방향을 틀었다.
모기지 금리가 8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높은 금리로 갈아타야 하는 기존 주택 소유주들이 이전보다 더 매물을 내놓지 않을 전망이어서 집 값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공신력 있는 모기지 금리 통계인 프레디맥 집계에서는 지난주 30년 모기지 고정금리가 7.19%로 1년 전보다 1%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팬데믹 초기 3%에도 못 미치던 것이 두 배 넘게 폭등했다.
기존 주택 소유주들은 대부분 팬데믹 기간 3% 미만 모기지 금리로 갈아탔거나, 그 때 집을 산 이들로 지금 집을 내놓을 경우 그 두배가 넘는 7.2%에 육박하는 금리로 융자를 받아야 한다.
이때문에 전미부동산중개협회(NAR)에 따르면 8월 기존주택 거래가 올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매물 부족 현상 속에 집 값은 1년 전보다 3.9% 상승한 40만7100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