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이 44년 역사의 잠실구장에서 마지막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화려한 작별 인사를 건넸다. 나성범도 홈런 2개로 잠실구장의 마지막을 장식했고, 베테랑 양현종은 경기 후 마운드의 흙을 페트병에 담아 추억을 간직했다.
KIA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13-1로 대승했다.
준PO 1~3차전을 모두 승리한 KIA는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LG는 3연패로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이날 경기는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마지막 프로야구 경기로 남게 됐다.
1982년 개장한 잠실구장은 올해를 끝으로 철거된다. 수많은 명승부와 스타를 탄생시킨 한국 야구의 상징적인 공간이 4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잠실구장의 마지막 경기를 가장 화려하게 장식한 선수는 김도영이었다.
김도영은 KIA가 3-0으로 앞선 2회초 1사 만루에서 LG 투수 존 케네디의 직구를 받아쳐 외야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대형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 145m의 그랜드슬램이었다. 점수는 순식간에 7-0으로 벌어졌고, 김도영의 한 방으로 승부는 사실상 일찌감치 갈렸다.
특히 이날 경기가 잠실구장의 마지막 프로야구 경기로 확정되면서 김도영은 44년 잠실구장 역사에서 마지막 만루 홈런을 기록한 선수로 남게 됐다.
김도영은 이 홈런으로 23세 18일의 나이에 역대 포스트시즌 최연소 만루 홈런 기록도 갈아치웠다.
비거리 145m 역시 2000년 이후 KBO 기록원 측정 기준 포스트시즌 최장거리 홈런 타이기록이었다.
나성범도 잠실구장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나성범은 이날 2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6회초에도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KIA의 대승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나성범은 “오랜만에 홈런을 쳤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2개가 나와 기쁘다. 팀 승리에 보탬이 돼 더욱 의미 있다”며 “잠실구장 마지막 경기에서 내 이름을 남길 수 있어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구장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양현종에게 이날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하루였다.
양현종은 경기가 끝난 뒤 잠실구장 마운드의 흙을 페트병에 담았다. 선수로서 수많은 추억을 쌓았던 구장의 마지막 흔적을 간직하는 방식으로 작별 인사를 건넨 것이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 전 잠실구장에서 몸을 풀면서도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고 했다.
그는 “오늘 아니면 내일이 선수로서 잠실구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니까 20년 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잠실구장은 프로 선수로서 처음 등판한 데다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하며 야구 인생의 첫 세이브를 올린 곳”이라며 각별한 추억을 떠올렸다.
양현종은 2017년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9회 구원 등판해 KIA의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프로 첫 등판부터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까지 함께했던 잠실구장이 사라지는 만큼 아쉬움도 컸다.
양현종은 “아주 아쉽다”면서 “임시 야구장을 거친 뒤 이곳에 새로운 돔구장이 지어졌을 때는 아마 관중석에서 야구를 보고 있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이범호 KIA 감독 역시 잠실구장과의 마지막 만남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이 감독은 “잠실야구장에서 시작하고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까지 거둬 영광”이라며 “LG라는 최고의 팀과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돼 KIA 감독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좋은 구장으로 발전해 다시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아쉬움보다는 기대감을 갖고 잠실을 떠난다”고 덧붙였다.
잠실구장은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준비에 들어간다.
LG와 두산 베어스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잠실구장 인근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기존 잠실구장 부지에는 2032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최신식 돔구장이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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