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목사 시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8살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83살 남성이 수십년만에 체포됐다고 미 외신들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틀랜타 현지 방송인 WSBTV에 따르면 그레첸 해링턴은 1975년 두 성경 여름 캠프에 참석하고 있었는데 그는 8월15일 집에서 캠프 두 곳 중 한 곳으로 걸어가는 동안 사라졌다. 그후 10월14일 한 주립 공원에서 유해가 발견되었다. 검시관은 소녀가 머리를 둔기로 맞아 사망했다고 판단, 살인으로 분류했다.
당시 성경캠프는 그레첸의 아버지가 목사로 있던 교회인 개혁장로교회와 또다른 개척 교회가 열고 있었다. 이번에 살인 용의자로 체포된 데이비드 잔드스트라는 당시 다른 개혁 교회의 목사였다. 그레첸이 사라진 날 그는 원래 잔드스트라의 교회에 있다가 그날 늦게 다른 학생들과 아버지 교회의 캠프로 가기로 되어 있었다.
잔드스트라는 그날 아이들을 다른 교회에 차로 데려다 주기로 한 사람 중 하나였다. 딸이 도착하지 않자 딸의 아버지는 잔드스트라에게 전화를 걸어 딸이 오지 않았다고 알렸고, 그후 잔드스트라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한 목격자는 그레첸이 사라진날 아침 그가 잔드스트라의 차에 탄 누군가와 이야기했다고 증언했다. 수사관들에 따르면 잔드스트라는 납치된 날 피해자를 본 것을 부인했지만, 그녀의 옷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수 있었다.
그레첸 해링턴(왼쪽)과 데이비드 잔드스트라(WSBTV.com 갈무리) |
미궁에 빠질 뻔한 이 사건이 다시 부각된 것은 올해 잔드스트라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수사관들은 잔드스트라의 딸의 가장 친한 친구를 인터뷰했는데, 그녀는 종종 친구 집에서 자는 동안 잔드스트라가 몸을 더듬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반의 한 아이가 두 번 납치될 뻔 했다는 것을 기억했으며, 잔드스트라가 그랬을 것이라고 의심한 내용을 당시 일기장에도 썼다.
수사관들은 잔드스트라의 소재를 파악해 체포했고 그는 그레첸을 살해한 것을 실토했다. 진술에 따르면 그는 그레첸이 길을 따라 걷고 있는 것을 보고 차에 태운 후 숲으로 데려가 옷을 벗으라고 했는데 거부하자 머리를 주먹으로 때렸다. 그리고는 그레첸이 죽은 줄 알고 장소를 벗어났다.
잔드스트라는 살인 혐의로 지난 17일 체포됐다. 수사관들은 잔드스트라가 한때 텍사스주 플라노에 살았다면서 그 기간 중에 또 다른 범죄를 저질렀을 수 있다고 보고 신고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