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 A매치 역대 최다 득점의 새 역사를 쓴 손흥민(LA FC)이 자신이 넘어선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해 “나에게는 언제나 위대한 분”이라며 존경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자신의 기록 역시 더 뛰어난 후배들이 하루빨리 깨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손흥민은 6일 경기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 6분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A매치 통산 151번째 경기에서 터뜨린 59번째 골이다. 앞선 우루과이전에서 58호골을 기록해 차 전 감독과 한국 남자 축구 A매치 역대 최다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던 손흥민은 이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차 전 감독이 1978년 12월 17일 방콕 아시안게임 중국전에서 58호골을 기록한 뒤 47년 9개월 21일, 날짜로는 1만7461일 만에 새로운 기록의 주인이 탄생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이런 역사를 쓸 수 있게 돼 정말 영광스럽고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릴 때부터 꿈꾸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이렇게 많은 골을 넣은 것은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며 “2010년에 데뷔해 2026년까지 거의 16년 동안 함께했던 모든 선수와 감독님, 코치님, 그리고 항상 그 자리에서 응원해 주신 팬들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작 신기록을 세운 순간에는 개인 기록보다 경기에 집중했다고 했다.

손흥민은 “경기에 너무 집중하고 있었다. 리드를 어떻게 잘 지켜내고 더 여유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며 “선수들과도 ‘더 몰아붙이자’고 이야기했다. 그런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돌아봤다.
대표팀에서 터뜨린 59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득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모든 골이 소중하다며 하나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남들이 봤을 때 더 멋있는 골도 있을 것이고 ‘이 골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골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나에게는 한 골 한 골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골을 뽑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불공평하다. 지금까지 넣었던 모든 골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신기록 달성에 대한 부담감도 크지 않았다고 했다.
손흥민은 “계속 말씀드리지만 기록은 경기장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쳤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동료들이 옆에서 항상 도와주기 때문에 이런 기록도 가능했다. 큰 부담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 기록보다 팀의 승리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자꾸 기록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사실 우리의 승리가 좀 더 주목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넘어선 차 전 감독을 향해서는 각별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차 전 감독으로부터 따로 연락받았느냐는 질문에 “따로 연락을 주시지는 않았다. 나도 연락드리기가 사실 창피하다”며 “나에게는 언제나 위대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 감독님과 내 이름이 함께 언급되는 것조차 어떻게 보면 창피하다”면서 “그분이 계셨기 때문에 대한민국 축구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다. 오래전부터 멋진 기록을 만들고 후배들이 대표팀에서 빛날 수 있도록 해주신 것에 항상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그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정말 큰 영광”이라며 “항상 그분 같은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축구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새롭게 작성한 59골 기록에 대해서는 후배들이 하루빨리 넘어섰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자신의 기록이 얼마나 오래 이어졌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손흥민은 망설임 없이 “빨리 깨야죠”라고 답했다.
그는 “기록은 깨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나보다 앞서 정말 대단한 분이 오랫동안 기록을 갖고 계셨고, 나 같은 아무것도 아닌 후배가 그 기록을 깼다”고 말했다.
이어 “나보다 더 훌륭한 후배들이 빨리 이 기록을 깰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차 전 감독을 넘어선 만큼 앞으로 대표팀에서 더 큰 책임감을 갖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차 감독님과 계속 이름이 함께 언급되는 것이 죄송스럽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체제에서 처음 치른 A매치 4연전에 대해서도 돌아봤다.
한국은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으며 출발했지만 우루과이에 1-4로 패했고 베네수엘라와 0-0으로 비겼다. 이어 이날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제압하며 첫 4경기를 2승1무1패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당연히 부족했던 부분도 있었고 좋았던 부분도 있었다”며 “우리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경기도 있었고 좋지 않은 경기도 있었다. 이런 부분은 분명히 개선해야 한다”며 “대표팀에서는 훈련하고 경기하고 회복한 뒤 또 경기하는 일정이 반복되다 보니 선수들이 호흡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노력하는 모습으로 부족한 부분을 잘 메워줬다. 팀원으로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루과이전 대패와 베네수엘라전 무승부 이후 가라앉았던 선수단 분위기에 대해서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손흥민은 “선수들도 책임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무거웠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나는 그것이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이 팀에 애정이 많고 팀을 많이 생각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는 매번 잘할 수도, 매번 이길 수도 없다. 상대도 이기기 위해 항상 준비해서 경기장에 나온다”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는 것은 그만큼 선수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이 팀에 애정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반등의 기회로 삼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 같아 보기 좋았다”고 우즈베키스탄전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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