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1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준비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 대통령이 이날 조사에 불응하면서 추가 소환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속영장 청구 준비가 돼 있나’라는 질문에 “거의 마무리됐다고 보면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구속영장 청구) 시한이 9시까지라 재소환은 어렵지 않을까 본다”며 “(조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걸로 알고 있고, 구속영장 청구에 무리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지난 15일 윤 대통령 첫 조사에서 2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으나 진술 거부로 분량을 다 소화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출석에 불응한 데 이어 이날 오전 10시까지였던 공수처의 재출석 통보에도 별다른 답변 없이 응하지 않았다. 공수처 관계자는 “(윤 대통령 측에서) 불출석 관련 통보는 없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시한은 이날 오후 9시 5분까지다. 체포 후 48시간 안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이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하면서 기간이 늘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윤 대통령 측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을 “이유가 없다”며 기각했다.
공수처는 체포영장에 이어 구속영장도 서부지법에 청구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 측은 관할인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관례대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법원에 구속영장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서부지법에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 체포영장을 발부한 법원에 청구한다”며 “체포영장을 청구한 서부에 하는 게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이 전날 체포적부심을 기각하면서 영장 관할 문제가 해소된 것이냐’는 질문엔 “당연히 체포적부심은 관할 문제가 쟁점이 됐을 텐데 기각됐다”며 “해석이나 판단하기 어렵지만 적절하게 봐달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체포적부심 기각 사유를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수처 관계자는 기각 사유를 설명해달라고 요청하자 “결정문엔 따로 없고 주문 형식으로 ‘청구를 기각한다’ 정도로 이해해달라”며 “주문 정도 있고 나머지 내용은 자세한 게 없다. 기각한다 외의 다른 설명은 없는 걸로 안다”고 전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구속 기간은 체포 기간을 포함해 최장 20일이다. 공수처는 20일 안에 기소권이 있는 검찰로 윤 대통령 사건을 넘겨야 한다. 앞서 공수처와 검찰은 내란 피의자 조사 기간을 열흘씩 나누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만 공수처 관계자는 “10일씩 나누는 것은 원칙이고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며 “(윤 대통령) 사건 말고 넘겨받은 다른 사건도 있어 수사가 언제 종료된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수처는 전날 검찰에서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 5명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전달받았다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