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annah Morning News에 의하면,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DOE)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사바나 리버 사이트(Savannah River Site, SRS)에서 핵탄두의 핵심 부품인 플루토늄 ‘피트(pit)’ 생산을 본격 재개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연 50개 생산 체제를 목표로 하며, 냉전 이후 중단된 핵 생산 능력을 복원하려는 국가 전략의 일환이다.
■ “냉전기 능력 복귀”… 250억 달러 투입, 일정 2년 단축
DOE 산하 국가핵안보국(NNSA)은 지난해 SRS를 미국 2대 플루토늄 피트 생산 거점으로 지정하고, 뉴멕시코의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LANL)와 함께 연간 80개 피트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SRS는 50개, LANL은 30개를 담당한다.
지난 9월 18일 DOE는 ‘사바나 리버 플루토늄 처리시설(SRPPF)’의 신규 공사 구역 개설을 공식 발표했다.
이 시설은 총 250억 달러 규모, 완공 시점을 기존 2032년에서 2030년으로 앞당겨 추진 중이다.
이어 DOE는 10월 23일 오후 4시~7시, 에이컨 카운티 Nancy Carson Library에서 유해 폐기물 저장 허가 신청 전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방사성 오염·정화 예산 축소… “환경보다 무기 우선?”
SRS는 한때 국가 최대의 플루토늄·트리튬 생산기지였으며, 냉전기 핵무기 재료의 약 3분의 1을 제조했다.
그러나 1988년 생산 중단 이후, 310제곱마일(오거스타 시 크기)에 달하는 부지에는 방사성 동위원소(세슘·우라늄·스트론튬 등)가 잔류하며 EPA 슈퍼펀드(Superfund)로 지정됐다.
수십 년간의 정화에도 불구하고, 우유·야생동물 조직·하천 퇴적물에서 여전히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폐기물 저장탱크 농장에서 방사능 말벌집이 발견돼 충격을 주었다.
그런데 DOE가 이번 생산 재가동에 착수하면서, 정화 예산의 일부(1억7,300만 달러)가 무기 생산 전용비용으로 전환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1970년대부터 현장을 감시해온 환경운동가 톰 클레먼츠(Savannah River Site Watch)는 “SRS가 다시 핵 피트를 만드는 시설로 바뀌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 폐기물 3,500만 갤런 여전히 저장… 일부 탱크 ‘누수’
SRS에는 여전히 약 3,500만 갤런의 방사성 폐기액이 51기 중 43기의 노후 지하 탱크에 보관돼 있다.
사바나 리버 국립연구소는 “일부 탱크에서 누수가 확인되었으며, 대부분 수명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DOE는 이를 희석·유리화(dilute & vitrify) 방식으로 처리해, 뉴멕시코의 폐기물 격리시설(WIPP)로 이송 중이다. 첫 이송은 2023년 12월 완료됐다.
■ 실패한 MOX 시설, 플루토늄 공장으로 재활용
2007년 착공된 MOX(혼합산화물) 연료 공장은 기술 실패와 부패 스캔들로 2018년 폐쇄됐다.
DOE는 이후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피트 생산시설”로 전환한다고 밝혔으며, 기존 MOX 건물을 SRPPF로 재활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미이행 문제가 제기돼, 2021년 Savannah River Site Watch 등 시민단체가 DOE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DOE는 2027년 7월 17일까지 ‘프로그램 환경영향평가(PEIS)’ 완료 및 결정서(ROD) 제출에 합의했다. 그 전까지는 핵물질 반입이 금지된다.
■ 새 임무, 새 논란 — 데이터센터까지 유치 추진
DOE는 9월 30일, SRS 부지 내 데이터센터 장기임대 제안요청서(RFP)를 발행했다(제출 마감 12월 5일).
클레먼츠는 “SRS 내에서 플루토늄뿐 아니라, 정체 불분명한 민간 프로젝트들도 동시 추진되고 있다”며 “지역사회 건강과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 주민 설명회 일정
일시: 2025년 10월 23일(목) 오후 4~7시
장소: Nancy Carson Library, Aiken County, SC
주제: 사바나 리버 플루토늄 처리시설(SRPPF) 유해폐기물 저장 허가 신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