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 조치를 불법으로 판결함에 따라, 그동안 막대한 관세 부담을 안고 미국 시장을 공략해온 중국 수출 기업들이 자금 회수의 기회를 맞이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지난 20일부터 온라인 환급 포털을 전격 가동하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됐던 수조 원 규모의 관세가 환급될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번 환급 신청의 상당 부분이 중국산 가전, 장난감, 식품 등을 취급하는 수입업자와 중국 제조사들의 거래 물량에서 발생하고 있다.
◇ 중국 수출업계의 ‘숨통’… 33만 수입업체와 연계해 환급 신청 쇄도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가 비상 권한(IEEPA)을 남용해 부과한 관세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시작되었다.
미 CBP가 처리해야 할 환급금 총액 1,650억 달러(약 242조 원) 중 절대다수는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관세다. 중국 수출업계와 파트너십을 맺은 미국 내 33만 수입업체들이 일제히 환급 신청에 나서면서 중국 기업들의 현금 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그동안 고관세를 피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거나 수익성을 포기해야 했던 중국 제조사들에게 이번 환급은 미국 시장 경쟁력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실탄’이 될 전망이다.
일리노이의 장난감 업체 러닝 리소스 등 중국 공장에 대규모 물량을 발주해온 기업들이 수천 건의 서류를 제출하며 수천만 달러 규모의 환급을 공식화했다.
◇ 트럼프의 ‘중국 저격’ 재개… 10% 보편 관세 및 301조 조사 카드로 압박
환급 절차가 시작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무역 제재안을 발표하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는 대법원 판결 직후, 국제수지 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는 환급으로 인해 낮아진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다시 억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한 ‘무역법 301조’ 조사는 중국을 포함한 해외 제조 시설의 과잉 생산 능력을 타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사실상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중국 기업들은 이번 환급을 반기면서도, 트럼프가 새로 도입한 ‘수입 할증세’가 다시 법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미국 시장 내 불확실성이 상시화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 중국의 대응 및 글로벌 공급망 영향
중국 업체들은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법적 판결과 행정명령 사이에서 널뛰기를 반복하자, 환급금을 설비 투자에 사용하기보다는 동남아나 남미 등 제3국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는 비용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이번 환급 절차를 미국의 자의적 무역 조치가 실패했다는 증거로 삼아, IMF와 WTO 등 국제 무대에서 미국의 무역 감시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환급된 자금을 바탕으로 다시 가격 경쟁에 나서거나, 트럼프의 보편 관세에 대응해 제3국 생산을 늘릴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제품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