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매카시 미국 신임 하원의장이 올봄 대만 방문을 준비하고 있으나 중국의 반발 강도는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방문 때보다 낮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관측통들을 인용, 매카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촉발할 중국의 반발 강도가 지난해의 절반도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중국이 자국의 최우선 과제인 경제에 집중하기 위해 미국과 최대한 마찰을 일으키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 펀치볼뉴스는 매카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그의 방문이 성사된다면 펠로시 전 의장의 방문 이후 1년도 채 안 돼 미국 하원의장의 두 번째 대만 방문이 이뤄지게 된다.
퇴역한 중국군 대령인 웨강은 SCMP 인터뷰에서 “중국은 분명히 보복할 것”이라면서도 매카시 의장을 전임자인 펠로시 의장처럼 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웨강은 “(중국의 보복 강도가) 펠로시 의장이 방문했을 때의 절반조차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대만 일대를 둘러싸고 실탄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지난번에 전달한 메시지는 충분히 강력했고, (그런 종류의 방문은) 대만해협의 현상을 변경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전직 인민해방군 교관 출신인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중국 군이 매카시 의장의 방문에 대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쑹중핑은 “매카시 의장이 온다면 상대방에 인민해방군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투쟁을 준비해왔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필요에 따라 표적 군사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은 미국과의 대화와 협력을 중단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갈등 관리에 뜻을 모은 이후 대화 기류가 점점 트이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중 첫 대면 정상회담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특히 올해 들어서는 고위급 관리들 간의 만남이 두드러진다. 이달 초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와 시젠화 중국 기후특사가 화상으로 회담했으며, 류허 중국 부총리는 지난주 다보스포럼 참석을 계기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을 만났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오는 2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때 미국에 강경 발언을 지속하던 친강 중국 신임 외교부장도 “더 나은 중미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로 불리는 고강도 방역 정책을 해제하고 재개방에 나서면서 경제 반등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딜런 로 싱가포르 난양공대 외교정책학과 조교수는 “외교적 측면에서 양국 간 긴장이 지속되고는 있으나,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각자의 의제에 부합하기 위해 (갈등의) 온도를 낮추고 싶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 조교수는 미중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두 정상이 중요한 정치적인 자본을 획득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면서 결과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레드웨이브’를 막았고, 시 주석은 공산당 당대회 이후 정치적으로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했다고 부연했다.
스인훙 베이징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미국과 중국 모두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포함해 보다 빈번하고 높은 수준의 회담을 열며 경쟁과 대립의 추가적인 확대를 막길 바란다”며 “그럼에도 양측은 상대방에게 중대한 양보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