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이른바 ‘425사업’ 일환으로 개발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2일 발사돼 목표했던 궤도에 정상적으로 안착했다.
국방부와 미국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에 따르면 우리 군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우리시간 이날 오전 3시19분쯤 미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됐다.
정찰위성 1호기는 발사 약 14분 후인 오전 3시33분쯤 발사체로부터 분리돼 목표 궤도에 정상 진입했다.
이에 앞서 발사체는 발사 2분18초 뒤 1단 엔진이 정지됐고, 이어 약 10초 뒤 2단 엔진을 점화했다. 그리고 발사 2분44초 뒤엔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이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정찰위성 1호기는 발사 1시간18분 뒤인 이날 오전 4시37분쯤 해외 지상국과의 첫 교신을 할 예정이다. 이때 발사 성공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발사 6시간23분 뒤엔 국내 지상국과의 교신도 계획돼 있다.
군 당국은 정찰위성 1호기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실제 우주 환경에서 진행하는 궤도 시험과 운용시험평가 등을 거쳐 내년 전반기 중엔 정식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국방부 관계자는 “위성이 궤도에 올라가면 상태 점검을 하고 지상과도 통신하며 내부 컴퓨터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게 된다”며 “영상·사진 촬영 때 초점을 맞추는 보정 작업 등을 마치고 위성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전력화한다. 그 기간이 길게는 6개월, 짧게는 4개월 정도 걸린다”고 전했다.
‘425사업’은 북한의 주요 전략표적 감시·대응을 위해 우리 군의 독자 정찰위성을 자체 연구개발 등을 통해 확보하는 것으로서 2018년 시작됐다.
국방부는 이 사업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고성능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 탑재 위성 1기 등 총 5기의 고해상도 중대형(800㎏급) 군사위성을 궤도에 띄운다는 계획이다. ‘425’란 사업 명칭은 SAR(사)·EO(이오)와 비슷한 발음의 아라비아 숫자에서 유래했다.
425사업 위성 5기가 모두 궤도에 진입해 전력화되면 우리 군은 약 2시간 간격으로 북한 내 미사일기지·핵실험장 등 주요시설 정보를 위성사진·영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EO·IR 장비 위성으론 하루 2회씩 북한 내 주요 지점 촬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SAR 위성은 하루 4~6회 정도 한반도 상공을 지날 거다. EO·IR과 SAR 위성은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찰위성의 카메라 해상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서브미터’급(지상의 가로·세로 1m 크기 이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며 ‘아리랑3호’ 위성보다도 3~4배 정밀하다”고 부연했다.
1호기 위성에 탑재된 지상 촬영용 카메라 등 장비는 가로·세로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해낼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올 5월 발사에 실패한 정찰위성에 실린 카메라는 지상의 가로·세로 3m 크기 수준 물체까지 구별할 수 있을 정도 성능일 것이란 분석이 제시된 적이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정찰위성 1호기의 시스템·본체 설계기술은 100%, 그리고 주요 부품은 65%가 국산화됐다. 탑재체 분야 핵심기줄 중에서도 그 설계기술은 100%, 주요 부품은 약 70%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군은 이번 정찰위성 1호기 발사와 별개로 연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3차 시험발사도 준비 중이다. 군 당국은 작년 3월과 12월 각각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1·2차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3차 발사에 사용될 고체연료 발사체엔 한화시스템에서 제작한 소형 SAR 위성도 탑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