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유력 경선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의 위대한 복귀(Our Great American Comeback)’를 내세우며 내년 미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디샌티스의 연설이 생중계된 트위터 라이브 방송이 서버 과부하로 인해 끊김 현상이 반복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같은당 경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이를 공개적으로 조롱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이날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위터의 음성 대화 플랫폼 ‘트위터 스페이스’에서 진행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대담 과정에서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사전 녹화 영상을 통해 “우린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고 뼛속 깊이 느끼고 있다”며 “미국의 위대한 복귀를 이끌어내기 위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승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우린 최근 몇 년간 공화당을 감염시킨 패배주의 문화를 끝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진 대담에서는 “플로리다 내 최악의 정치 평론가들조차도 내가 유권자들에게 무언가를 하겠다고 말하면 인정한다”면서 어떠한 공약도 결코 가볍게 내놓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자신의 소수자 정책을 비판하며 ‘인권침해를 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플로리다 전역에 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를 ‘좌파 단체’라고 규정하고 성소수자를 다룬 도서를 플로리다 내 공공 도서관에서 퇴출한 사업에 대해선 “국가 표준에 부합하는 큐레이션(선별작업)”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서도 날선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인 점을 거론하며 “기력이 달리는 데도 깨어 있는 척하는 폭도들로부터 지시를 받고 있다”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조차 허둥대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공화당 내부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듯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그러나 이날 로이터·AF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출마 선언의 내용보다 송출 장애가 발생한 데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초반부터 오디오 연결에 실패하고 화면 끊김 현상이 이어지는 등 기술적인 문제가 속출하면서 대담 시작이 30분가량 지연됐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혼란스러운 트위터 이벤트로 디샌티스가 백악관 출마를 선언했다’고 전했고, AFP는 ‘디샌티스의 트위터 라이브가 중대한 결함으로 인해 탈선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