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주년을 맞이한다.
러시아군의 승리를 점쳤던 주변의 예상과는 달리 우크라이나는 코미디 배우 출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1년 동안 러시아군의 공세를 견뎌내면서 전 세계에 우크라이나의 투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언제나 그러했듯이 전쟁의 과정과 결과는 참혹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군 모두 막대한 사상자가 발생했다. 전쟁과 상관없는 민간인들의 피해도 막심했다.
다음은 AFP통신이 촬영한 사진 중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정적 장면 10개를 꼽아본 것이다.
◇잊을 수 없는 2월24일 새벽…우크라 참상 상징된 사진 한 장
지난해 2월24일 새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간의 예측을 깨고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 시킨다는 명분으로 침공을 전격 결정하면서 비극은 시작됐다.
우크라이나의 영화감독이자 안무가이며 교사인 올레나 쿠릴로(52)의 얼굴에는 전쟁의 비극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겨우 목숨을 구한 그녀의 얼굴은 피범벅이 됐다. 그녀는 하리코프 동부 지역 추구예프의 자택이 공격 받았지만 목숨을 건진 것이 기적이었다며 안도감을 드러냈다.
러시아군은 전쟁 초반부터 민간 시설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민간인 학상 등 전쟁범죄를 자행한 증거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쿠릴로는 AFP에 “절대로 어떤 조건에서도 푸틴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며 항전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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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7일(현지시간) 한 우크라이나 남성이 오데사 중앙 기차역에서 딸에게 작별 인사를 하면서 창문에 손을 얹고 있다. 2022.03.07/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전쟁으로 인한 혼돈과 이별의 아픔…우크라 난민 문제
전쟁은 총을 들지 않은 민간인에게 너무도 가혹하다. 러시아군의 공격이 시작되자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은 살기 위해 국내 다른 지역이나 해외로 향해야 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자동차, 버스, 기차, 도보 등으로 목숨을 구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야 했다.
유엔난민기구(UNCHR)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유럽 전역에서 집계된 우크라이나 난민 수는 807만5440명에 달한다.
AFP 사진 기자가 촬영한 해당 사진에는 한 우크라이나 남성이 남부 오데사 기자역에서 자신의 딸과 이별하는 슬픈 장면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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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서쪽 소도시 부차의 야블룬스카 거리에 민간인 시신이 놓여 있다. 2022.04.02/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우크라 부차에서 목격한 충격과 공포…러시아의 민간인 학살
개전 후 한 달 만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는 데 실패하고 철수했다. 이후 러시아군이 자행한 끔찍한 전쟁범죄의 증거들이 발견되면서 전 세계는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키이우주의 소도시 부차에서 발견된 민간인 시신들 중 일부는 손이 묶인 상태였다. 이외에도 근거리에서 총을 쏴 즉결 처형당한 흔적도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시신에는 강간당한 여성, 노인, 아이, 지방 정부 관리, 남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제 사회는 러시아의 ‘전쟁 범죄’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군이 민간인 학살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다며 사실상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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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12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극장을 순찰하고 있다. 2022.04.12/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우크라 항전 ‘상징’…폐허로 변해버린 남부 마리우폴
우크라이나 남부에 위치한 항구 도시 마리우폴은 크름반도와 도네츠크를 연결하는 아조우 해안의 주요 요충지다. 이러한 이유로 개전 초기 러시아군의 거센 공세에 직면해야 했다.
우크라이나군과 아조우 연대는 마리우폴을 사수하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여야 했다. 이들은 5월17일 러시아군에게 완전히 함락될 때까지 버텨냈다.
AFP 사진기자 알렉산더 네메노프가 지난해 4월12일 러시아군이 조직한 방문 중 촬영한 해당 사진에는 수백 명이 내부에 대피하고 있는 동안 러시아 공습으로 무너진 마리우폴 극장의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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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돈바스 전선에서 러시아군에게 프랑스제 155mm 차륜형 자주포 세자르를 발포하고 있다. 2022.06.15/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그곳…돈바스 전선의 극적인 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은 푸틴에게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다. 러시아군은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북부를 공략하는 데 실패하자 돈바스 지역에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동맹국들에게 다양한 무기를 요청한다.
해당 사진에는 도네츠크주의 쿠라코프 마을 인근에서 촬영된 것으로 우크라이나군이 프랑스제 155mm 차륜형 자주포 세자르를 발사하는 극적인 순간이 담겼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맹국들의 지원은 강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 M1 에이브럼스를, 독일은 레오파드2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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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8일(현지시간) 러시아 점령지 크림반도(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케르치해협대교(크림대교)에서 트럭이 폭발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10.08/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무너진 ‘푸틴의 자존심’ 크림대교…우크라의 공작?
러시아 점령지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케르치해협대교(크림대교)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할 때 건설됐다.
길이 18㎞로 유럽에서 가장 긴 다리로, 준공에 70억 달러(약 9조9750억원)이 투입됐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5월 크름대교 개통식에서 카마즈 트럭을 직접 몰고 다리를 건너는 이벤트를 하는 등 크름대교를 정치적으로 활용해 왔다.
지난해 10월8일 트럭에 실린 폭탄이 터져 철도로 운송되던 유조차에 불이 붙어 폭발했고, 다리 일부가 붕괴됐다.
러시아는 크름대교 폭발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그러자 러시아는 다음날 바로 수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도시 11곳에 전방위적으로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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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1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하기 위해 접근하고 있다. 2022.10.17/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우크라 노리는 ‘모기’…러 자폭드론의 공격
크름대교 붕괴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집중 겨냥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도시를 자폭 드론을 이용해 공격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드론을 지원받았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제사회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지난해 10월17일 촬영된 사진에는 키이우 상공을 비행하는 이란제 드론의 모습이 포착됐다. 키이우 주민들은 드론의 위협적인 공격에 공포에 떨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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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1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철수하자 주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한 남성이 우크라이나 군인을 껴안으며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2022.11.13/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흐름이 바뀌었다’…우크라 반격으로 되찾은 남부 헤르손
우크라이나 남부에 위치한 도시 헤르손은 개전 초 러시아군에게 가장 먼저 점령당한 주요 도시였다.
이후 지난해 11월9일 우크라이나군은 극적으로 이 도시를 되찾았다.
러시아군의 철수 나흘 후 촬영된 해당 사진에는 우크라이나군을 열렬히 환호하는 헤르손 주민들의 기쁨이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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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2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2022.12.22/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美 의회서 연설한 젤렌스키…코미디 배우에서 21세기판 처칠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치 입문전 ‘국민의 일꾼’ 드라마로 사랑 받은 배우였다.
그가 드라마에서 처럼 실제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됐을때 외신들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전쟁이 시작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외신들은 그가 과연 러시아군에 맞설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달랐다. 그는 키이우에 각료들과 남아 항전 의지를 내비쳤다.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동맹국들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12월22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의회 연설을 했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백지수표’는 없다며 초당적 지원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온 미 공화당 의원들조차 젤렌스키의 연설에 진정성을 느꼈다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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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동부 도시 바흐무트 인근에서 러시아군의 침공에 대비해 참호를 파고 있다. 2023.02.01/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1차대전 참호전의 재림?…교착상태 빠진 우크라 전쟁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동부 바흐무트를 중심으로 처절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전선의 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묘수를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AFP가 촬영한 사진에 바흐무트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참호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마치 1차대전 당시의 참호전을 연상케 한다.
외신들은 올봄 우크라이나는 반격을, 러시아는 총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