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가 전역에서 사용하는 전자투표 시스템에서 특정 유권자와 투표 내용을 연결할 가능성이 있는 취약점이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더욱 쉽게 악용될 수 있다는 보안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문제는 투표수를 변경하거나 선거 결과를 조작할 수 있는 취약점은 아니다. 핵심은 비밀투표 원칙이다. 조지아주 헌법은 선거가 비밀투표로 이뤄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지아에서는 유권자가 터치스크린 투표기에서 후보를 선택하면 종이 투표용지가 출력되고, 이를 스캐너에 넣어 개표한다.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전자 투표 이미지와 투표기록은 무작위 순서로 저장되지만, 연구진은 시스템의 취약점을 이용하면 투표 순서를 다시 복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공개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조기투표 명단과 투표소 체크인 기록 등을 결합할 경우 특정 유권자가 어떤 투표용지를 사용했는지 추적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AI 기술 발전으로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프린스턴대 연구진은 공개 AI 도구에 관련 자료를 제공해 지난 5월 조지아 예비선거의 전자 투표기록 순서를 복원했으며, 추가 공개기록을 결합해 상당수 투표용지를 특정 유권자와 연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의 투표장비는 과거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스가 공급했으며 현재 회사는 매각 후 ‘리버티 보트’로 이름이 변경됐다. 같은 장비를 사용하는 다른 지역 가운데 일부는 관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적용했지만, 조지아는 아직 해당 업데이트를 전면 적용하지 않은 상태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조지아주 선거 당국은 위험을 줄이기 위한 별도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운티 선거당국에 특정 선거기록 공개 요청을 주정부에 넘기도록 안내하고, 공개 자료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정보를 삭제하는 한편 투표 이미지와 전자 투표기록의 원래 순서를 뒤섞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일부 선거보안 전문가들은 공개기록을 제한하는 것보다 애초에 투표용지와 유권자를 연결할 수 없도록 시스템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번 취약점이 실제 개표 결과가 잘못됐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조지아주가 실시한 최근 선거 감사에서도 개표 결과가 재확인됐다. 지난 8월 특별선거 결선투표에 대한 위험제한감사와 투표 이미지 감사 역시 선거 결과를 재확인했다.
따라서 이번 논란의 핵심은 ‘투표 조작’이 아니라 유권자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를 누구도 알 수 없어야 한다는 ‘비밀투표 보장’ 문제다. 11월 선거를 앞두고 조지아주가 추가적인 기술적 보완책을 마련할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