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출산 대응을 위해 28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는데도 우리나라 출산율이 또 사상 최저치를 갱신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사이에서 8년째 꼴찌를 기록 중이다.
22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0.03명 감소한 수치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6년에 1.17명으로 전년 대비 0.07명 떨어진 뒤 줄곧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부터 2022년(잠정)까지 1.05명→0.98명→0.92명→0.84명→0.81명→0.78명으로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에서 2021년 12월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가장 기준이 되는 ‘중위 추계’에서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2024년 0.70명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반등하더라도 2045년은 돼야 1명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산율을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더욱 처참하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84명인데 OECD 국가들 중 가장 낮다.
우리보다 순위가 한 단계 높은 이탈리아(1.24명)와도 차이가 크다.
2020년 기준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이 1.59명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OECD 국가들 중 줄곧 합계출산율 꼴찌를 기록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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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
낮은 출산율에도 사망자 수는 늘어 지난해 우리나라는 무려 12만3800명이 자연감소했다. 2021년에 우리나라 인구가 5만7300명 자연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감소 폭이 커진 것이다.
지난 2020년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데 이은 3년째 자연감소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2020년에서 2070년이 되기까지 인구가 1241만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 39개국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출산율 저하와 생산연령 인구 감소 등으로 우리나라의 소비 투자는 위축되고 성장잠재력은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건강보험·국민연금 등 복지제도의 지속가능성이 약화하고 미래세대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노년부양비는 2070년에 전세계 236개국 중 독보적인 1위가 될 것이라는 정부의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문제들이 충분히 예상가능한 만큼 우리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6년간 저출산 대응에 약 28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한국 통계청 발표에 주목하며 ‘한국, 세계 최저 출산율 자체 기록 또 깼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태어나는 사람보다 죽는 사람이 많아 인구가 줄어드는 한국”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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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