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한 이후 1년여 동안 미국의 해외원조 방식이 크게 바뀌면서 세계 각국의 보건·식량·인도주의 지원 현장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다. AP통신은 식량난과 의약품 부족, 취약계층 보호 프로그램 축소 등이 여러 국가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국제개발처는 1960년대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 설립돼 수십 년간 미국 해외개발 및 인도주의 지원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미국의 해외원조 규모는 통상 연방예산의 약 1% 수준이었다.
의학저널 ‘랜싯’에 발표된 연구는 2001년부터 2021년까지 국제개발처 지원 프로그램이 전 세계에서 약 9,100만 명의 사망을 예방한 것과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했으며, 이 가운데 약 3,000만 명은 5세 미만 어린이였다고 추산했다. 이는 관찰자료를 이용한 연구 결과로, 모든 사망 감소를 국제개발처 지원만의 효과로 단정한 수치는 아니다.
원조 축소 후 식량·의약품 부족
AP통신은 미국의 원조 축소 이후 미얀마 등 일부 지역에서 심각한 식량 부족이 발생했고, 라이베리아 등에서는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으며, 로힝야 난민 사회에서는 조혼과 아동 납치·인신매매 위험 증가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특히 네팔에서는 임산부 영양 및 산전관리를 지원하던 프로그램 축소 이후 일부 지역에서 산모와 신생아 사망이 증가한 사례를 AP통신이 취재해 보도했다. 미얀마·나이지리아·소말리아에서도 식량과 영양지원 축소 이후 아동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다만 개별 사망 사례와 정책 변화 사이의 인과관계는 지역별 상황과 다른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미 정부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전환”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개발처 운영에 낭비와 비효율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미 국무부는 AP통신에 현재의 해외원조 정책이 효율성과 효과, 협력관계를 중심으로 재편됐으며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보건·인도주의 지원에 많은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다른 국가들도 국제원조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해외원조 방식도 변화
미국의 새로운 해외원조 정책은 이전보다 미국의 국가이익과 직접 연계된 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보건 분야에서는 비정부기구를 거치는 방식 대신 해당 국가 정부와 직접 협정을 체결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방식이 행정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 협정에는 미국이 감염병 발생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도록 상대국의 보건 관련 데이터에 접근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는 국민의 의료정보와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이유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국제개발처 해체 이후 미국의 해외원조가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다. 다만 독립적인 대규모 원조기관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기존 체계에서 국무부와 상대국 정부 간 직접 협력 및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보다 강조하는 방식으로 구조가 바뀐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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