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을 10년 만에 K리그 정상으로 이끈 김기동 감독이 이제는 ‘서울 왕조’ 구축에 도전한다. 구단과 재계약을 논의 중인 김 감독은 지속적인 투자와 선수 영입을 통해 서울을 일회성 우승팀이 아닌 K리그를 주도하는 강팀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2024년 친정팀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서울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부임 3년 차인 2026시즌 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서울의 통산 7번째 우승이자 2016년 이후 10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부임 당시 팬들에게 했던 “3년 안에 우승하겠다”는 약속도 지켰다.
우승 직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일정으로 바쁜 시간을 보낸 김 감독은 최근 경기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우승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 서울에서 많은 지도자가 경질됐기 때문에 부임할 때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남들이 안 되는 것을 해보는 게 도전 아니겠나. ‘포항맨이라서 성공했다’는 이미지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은 김 감독 부임 전까지 수년간 우승은커녕 파이널A 진입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 강등 위기까지 몰렸을 만큼 명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김 감독 역시 단기간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처음부터 우승만 바라보기보다 단계적인 목표를 세우고 팀을 바꿔 나갔다.
그는 “2024년에는 6위 안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기존 선수들을 데리고 팀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우선 상황을 살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ACL 무대에 나가고, 2025년에는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3위 안에 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마지막에는 우승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부임 첫해 초반 부진을 겪었던 서울은 시즌을 거듭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전력 보강과 조직력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였고, 마침내 2026시즌 정상에 올랐다.
김 감독은 “팬들에게 3년 안에, 임기 안에 우승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킬 수 있어서 상당히 기쁘다”며 웃었다.
그러나 김 감독에게 이번 우승은 종착점이 아니다. 한 차례 정상에 오른 뒤 다시 중위권으로 내려가는 팀이 아니라, 해마다 우승을 다투는 강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한 번의 기쁨으로 끝나는 것보다 서울이 앞으로 K리그를 주도하는 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전북 현대와 울산 HD가 리그를 선도했는데 서울도 여기에 합류해 K리그를 이끌고 흥행을 만들어야 한다”며 “수원 삼성까지 승격한다면 리그를 부흥시킬 팀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구단의 꾸준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재계약 논의를 진행 중인 김 감독은 계약 연장 여부만큼이나 구단이 어떤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승이 한 번의 기쁨으로 끝나지 않고 서울이 계속 K리그를 주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구단에 이야기했다”며 “구단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재계약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투자를 해주고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비전을 제시해 준다면 다른 팀으로 갈 이유가 뭐가 있겠나”라며 “좋은 선수들과 좋은 팀에서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이 왕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유망주 육성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동시에 우승 경쟁에 필요한 수준급 선수들을 영입하고, 이들을 하나의 팀으로 묶는 전략과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데려다 놓고 거기에 맞게 전략을 짜야 한다. 팀 분위기를 이끌어가면서 성적을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며 “전술과 전략이 있어도 선수들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할 수 없다. 모든 것이 잘 맞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은 올 시즌 두껍지 않은 선수층으로 K리그와 ACL2 일정을 병행했다.
시즌 중반 포르투갈 나시오날로 이적한 송민규를 포함해 K리그에서 20경기 이상 출전한 필드플레이어는 14명에 불과했다. 우승 경쟁을 이어가면서 아시아 무대까지 바라보려면 각 포지션의 전력을 보강해 선택지를 넓힐 필요가 있다.
김 감독도 선수층이 얇았던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ACL2 참가가 뒤늦게 결정되기 전 이미 선수단을 작게 꾸렸다. 갑자기 ACL2에 참가하게 되면서 지난여름 5명과 준프로 계약을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주축들과 고등학교 선수들 사이에는 기량 차가 컸다. 예상하지 못했던 ACL2 일정까지 소화하게 되면서 어린 선수들을 급하게 선수단에 합류시켰다”며 “선수층이 더 두꺼웠다면 선택지가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서울이 우승을 일회성 성과로 끝내지 않으려면 선수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이 필수적이다. 특히 K리그와 아시아 무대를 병행하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층을 갖추는 것이 다음 시즌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김 감독은 우승에 안주하지 않고 서울을 지속해서 정상에 도전하는 팀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그는 “우승은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라며 “서울이 왕조에 들어가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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