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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경쟁, 미세공정 넘어 ‘패키징’으로…글로벌 투자 확대

TSMC·인텔 이어 삼성·SK하이닉스까지 후공정 생산능력 투자 늘려 첨단 패키징 장비 수요도 확대…2031년 시장 1200억 달러 전망

서배너코리안타임즈 | Savannah Korean Times by 서배너코리안타임즈 | Savannah Korean Times
10월 18, 2026
in 국제, 산업 / IT / 과학, 최신뉴스, 한국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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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경쟁, 미세공정 넘어 ‘패키징’으로…글로벌 투자 확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회로 선폭을 줄이는 미세공정을 넘어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연결하느냐가 AI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면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 생산능력 확대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시장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 기존 전공정 중심의 반도체 투자 경쟁이 후공정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첨단 패키징 투자 경쟁 가속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투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후공정 전문업체(OSAT), 메모리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 생산능력(CAPA)을 확충하기 위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지난 15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설비투자(CAPEX) 전망치인 600억~640억 달러를 유지했다. 앞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상향 조정한 투자 규모를 유지한 것으로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TSMC는 설비투자의 약 10~20%를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 포토마스크 제작 등에 배정할 계획이다. 특히 GPU와 HBM을 하나의 패키지로 연결하는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 생산능력 확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화투자증권은 “TSMC가 최근 자사의 첨단 패키징 기술인 CoWoS 생산능력뿐만 아니라 일부 테스트 장비에서도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어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며 “선단공정 웨이퍼 생산능력 확대가 CoWoS와 테스트 생산능력 증설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TSMC의 CoWoS 생산능력 부족이 이어지면서 인텔의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 기술도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EMIB는 패키지 기판에 내장된 작은 실리콘 브리지를 이용해 서로 다른 칩을 고밀도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글로벌 후공정 전문업체들의 투자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대만 ASE는 지난 7월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기존 85억 달러에서 105억 달러로 상향했다. 고성능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 수요가 당초 예상을 웃돌면서 관련 생산능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앰코(Amkor)는 지난 9월 애리조나 첨단 패키징·테스트 캠퍼스의 2단계 확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총계획 투자액을 약 120억 달러로 늘렸다. 첨단 패키징과 웨이퍼 범핑, 검사·테스트 기능을 미국 현지에 구축해 AI 반도체 공급망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본문 이미지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EDEX 2026(제28회 반도체대전)’ SK하이닉스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술인 고대역폭플래시(HBF) 구조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2026.10.14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EDEX 2026(제28회 반도체대전)’ SK하이닉스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술인 고대역폭플래시(HBF) 구조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2026.10.14 ⓒ 뉴스1 박지혜 기자
삼성·SK·마이크론도 HBM 후공정 확대…글로벌 생산거점 확충

메모리 기업들도 HBM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과 후공정 시설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온양·천안과 중국 충칭 등에서 후공정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가 온양 사업장의 첨단 패키징 투자와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천안에서는 HBM 후공정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에서는 반도체 최종 테스트 시설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기존 생산거점과 역할을 분담하면서 후공정 생산망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도 국내 충북 청주와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HBM 및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는 HBM 첨단 패키징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거점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 8월 착공식을 열었으며 2029년 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HBM 생산시설 확대와 후공정 외주 활용 등을 통해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싱가포르에 약 70억 달러를 투자해 HBM 첨단 패키징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 아래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2027년부터 HBM 공급 확대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부터 메모리 업체까지 첨단 패키징 투자를 확대하면서 AI 반도체 생산능력 경쟁이 웨이퍼 제조를 넘어 칩 조립과 연결, 검사·테스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본문 이미지 - 한미반도체, 2.5D TC본더 40.(한미반도체 제공)
한미반도체, 2.5D TC본더 40.(한미반도체 제공)
GPU·HBM 연결 기술이 AI 성능 좌우…본딩·검사·테스트 장비 수혜 기대

첨단 패키징이 주목받는 것은 AI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은 그동안 회로 선폭을 줄여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미세공정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선단공정으로 갈수록 제조 난도와 설비투자 비용이 높아지면서 미세화만으로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커지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는 GPU 등 연산장치의 처리 능력뿐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연산 성능이 높더라도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충분히 빠르게 공급하지 못하면 전체 시스템의 성능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GPU와 HBM 사이의 데이터 이동 병목을 줄이고, 여러 칩을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시키는 첨단 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첨단 패키징은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칩을 고밀도로 연결하거나 수직으로 쌓아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는 기술이다. 회로를 미세화하는 것과 별개로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전력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TSMC의 CoWoS와 인텔의 EMIB는 여러 칩을 수평으로 배치해 연결하는 2.5차원(2.5D) 패키징 계열 기술이다. HBM에는 D램 칩을 수직으로 쌓는 3D 적층 기술이 활용되며, 이렇게 제작된 HBM은 CoWoS 등의 기술을 통해 GPU와 연결된다.

프랑스 시장조사업체 욜 그룹(Yole Group)은 최신 보고서에서 글로벌 첨단 패키징 시장 규모가 2025년 550억 달러에서 2031년 1200억 달러 이상으로 6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욜 그룹은 2031년에는 첨단 패키징이 전체 반도체 패키징 매출에서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결정력은 생산능력 확보와 더불어 고객사 인증 진입장벽이 높은 AI 반도체 패키징, HBM 패키징, 메모리 테스트, 고급 기판 기술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고도 밝혔다.

패키징 기술의 고도화는 관련 장비 수요 확대로 이어진다. HBM 제조 과정에서는 얇게 가공한 D램 다이를 정밀하게 쌓고 접합해야 한다. 이때 활용되는 대표적인 장비가 열압착(TC) 본더다. 적층 단수가 높아지고 칩 두께가 얇아질수록 접합 정밀도와 수율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다.

첨단 패키징 공정에서는 칩 간 연결을 위한 범핑·재배선 공정과 고밀도 기판 기술도 중요해진다. 칩을 더욱 정밀하게 연결할수록 미세한 접합 불량이나 정렬 오차가 제품 성능과 수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접합 상태와 패키지 내부 결함을 확인하는 검사·측정 장비, 완성된 반도체의 전기적 성능을 검증하는 테스트 장비의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존 웨이퍼 제조 단계에서 사용하던 검사 장비와 달리 첨단 패키징 과정에서는 적층과 접합, 패키지 완성 이후의 품질을 확인하기 위한 다양한 검사가 추가된다. 단순한 후공정 생산능력 증설뿐 아니라 공정 복잡도 증가에 따른 새로운 장비 수요가 발생하는 셈이다.

국내 소부장 업체들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HBM용 본딩 장비를 비롯해 패키징 검사·측정 장비, 테스트 장비와 관련 소재 등에서 수요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후공정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신공장 준공뿐 아니라 노후 전공정 라인에 대한 전환투자가 나타나고 있고 국내 후공정 밸류체인의 수혜 강도도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도 “후공정에서는 단순한 생산량 증가보다 생산 방식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발생하는 장비·외주 수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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