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와 식품의약국(FDA) 커미셔너 마티 마카리(Marty Makary)는 4월 23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식품에서 석유 기반 인공색소 8종을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케네디 장관의 보건 캠페인인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이번 조치는 시리얼, 아이스크림, 스낵류, 음료, 요거트, 일부 의약품 등 미국 식품 시장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FD&C Blue Nos. 1·2, Green No. 3, Red Nos. 3·40, Yellow Nos. 5·6 등 인공색소를 대상으로 한다. 이 색소들은 식품의 색감을 개선하고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널리 사용돼 왔으나, 최근 들어 어린이의 과잉행동 및 주의력 결핍, 알레르기 반응, 동물 실험 상 발암 가능성 등 여러 건강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케네디 장관은 지난달 주요 식품 기업 대표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도 “이번 행정부 임기 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2년 내 전면 퇴출을 목표로 식품업계에 사전 경고를 한 바 있다.
FDA는 이들 색소에 대해 기존에는 “안전성이 입증되었으며 대부분의 아동에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들어 과학계와 소비자단체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여론 압력에 따라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연합과 캐나다 등지에서는 해당 인공색소 사용 시 경고문 부착 또는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도 캘리포니아주와 웨스트버지니아주 등 일부 주에서 학교 급식 및 일부 식품에 대한 제한 법안이 통과되었다.
FDA는 인공색소 대체를 위한 천연색소 목록을 확대 승인할 계획이며, 업계가 혼란 없이 전환할 수 있도록 2년의 이행 기간을 설정하였다.
특히 이번 조치는 지난 1월, Red No. 3 색소가 실험쥐에서 발암물질로 확인됨에 따라 2028년까지 금지될 예정이라는 FDA 발표에 이어, 인공첨가물에 대한 규제 강화 흐름을 가속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식품 안전과 건강한 소비를 지향하는 이번 정책이 미국 식품산업의 대대적인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천연 성분으로의 전환이 소비자 선택과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