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군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다음날인 연합 공중훈련을 통해 대북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 공군은 19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하는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전투기로 호위하는 방식으로 연합 편대비행을 실시했다.
이날 비행엔 우리 공군에선 F-35A 스텔스 전투기와 F-15K 전투기가, 그리고 미군 측에선 B-1B 폭격기와 더불어 주한 미 공군의 F-16 전투기 등 총 10여대가 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미 연합전력의 편대비행은 서해 상공에서 한반도 남부지방을 지나 동해 상공으로 나가는 형태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군 당국이 올 들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한 건 지난 1일과 3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 가운데 B-1B 폭격기까지 동원된 훈련은 앞서 1일과 이날 등 모두 2차례 실시됐다.
B-1B는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히는 기체로서 북한의 중대도발 등 상황 발생시 가장 먼저 한반도에 전개될 미군 전략자산으로 거론된다.
미군 당국은 인도·태평양 역내 폭격기동부대(BTF) 등 임무 수행을 위해 주기적으로 태평양 괌에 B-1B 편대를 전개하고 있다.
B-1B는 마하1.25(시속 1530㎞)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어 괌 기지 이륙 후 2시간 남짓이면 평양 상공에 도달할 수 있다.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
미군이 현재 운용 중인 B-1B의 경우 핵폭탄 탑재 기능은 제거돼 있지만, B-52 폭격기의 2배에 이르는 60톤 상당의 폭탄을 실을 수 있다.
합참은 이번 연합훈련에 대해 “미 ‘확장억제’ 전력의 적시적이고 즉각적인 한반도 전개를 통해 동맹의 압도적 전력에 의한 한미연합 방위능력과 태세를 보여주고 연합작전수행 능력을 향상시켰다”며 “또 미국의 철통같은 한반도 방위 및 확장억제 공약 이행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적대국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능력과 재래식전력, 미사일방어능력 등 억제력을 미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제공한다는 개념을 말한다.
북한은 전날 오후 평양 순안공항에서 동해상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을 발사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19일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ICBM ‘화성-15형'(KN-22) 발사 훈련을 실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명의의 19일자 담화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관련 대응 논의를 위한 미국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소집과 올해 한미연합 군사훈련 계획 등을 겨냥, “적의 행동 건건사사를 주시할 것이며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작년 11월18일 ‘화성-17형’ 이후 3개월 만이다. 북한은 올 1월1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해당하는 ‘초대형 방사포'(KN-25) 1발 발사한 데 이어 이번 ICBM 발사까지 올 들어 2차례 미사일 도발을 벌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 군은 이날 연합공중훈련에 이어 오는 22일엔 미 워싱턴DC 소재 국방부(펜타곤)에서 북한의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실시할 계획이어서 북한이 추가적인 반발성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단 관측도 나온다.